수행본기경(修行本起經):상권
1.변화를 나타내는 품(現變品) :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때 부처님께서 카필라국(迦維羅衛國) 샤아카 정사(釋氏精舍)의 냐그로다나무 아래서 큰 비구 무리 천 이백 오십 인과 함께 계셨다. 이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이미 먼저의 부처님으로부터 맑은 행을 깨끗이 닦아 모든 법을 환히 알며 무거운 짐을 떠나서 원한 바를 얻었으며,세 가지 것이 다했고 바른 앎을 다 알며, 삼신을 원만히 갖추고 여섯 가지 신통을 이미 통달하였다. 비구니 대중 대애도(大愛道) 등 오백인과 헤아릴 수 없는 여러 우바새와 우바이들 사부 대중이 널리 모였으며,여러 외도의 바라문과 니건자(尼揵子) 등 헤아릴 수 없는 이들이 모두 와서 모였으며,여러 용왕.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등 낱낱 존귀한 신들도 또 저마다 권속들과 함께 모두 다 와서 모였으며,백정왕(白淨王).무노왕.무원왕.감로정왕 등과 카필라국의 구억 장자들도 저마다 권속들을 데리고 한꺼번에 와 모였는데 모두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나 한 쪽에 앉았다. 그때 부처님은 몸의 서른두 가지 몸매(三十二相)와 여든 가지 잘 생긴 모습(八十種好)에서 광명을 내어 삼천 대천 세계를 두루 비추시니 마치 만월이 별 가운데서 특이하게 밝음과 같아서 거룩함이 의젓하셨는데, 뭇 성인들 중의 왕과 온 대중의 모임에서는 모두가 의심하며 생각하기를.'태자는 카필라에서 태어나 백정왕에게서 자라나셨고 집을 버리고 나라를 떠나가 도를 배우셨으며, 명호가 부처님이 되셨는데 나무 아래서 육 년 만에 도를 얻으셨을까,십이 년 만에 얻으셨을까'라고 하였고, 혹은 또 생각하기를, '본래 무슨 술법을 행하시어 이렇게 높고 뛰어나게 되셨으며, 섬기신 스승은 누구시기에 이제 특별히 높게 되셨고, 처음 무슨 법을 닦으셨기에 부처님이 되실 수 있었을까.'라고 하기도 하였다. 부처님은 모두에게 의심이 있음을 아시고 곧 대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타타가타를 위하여 본기(本起)를 말할 수 있겠느냐." 이에 대목건련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앞에서 의복을 정돈하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러하겠나이다.세존이시여,이제 부처님의 위신을 받자와 부처님의 신력을 지니고,일체를 위하여 자세히 말하겠나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전생의 셀 수 없는 겁 동안 본래 범인으로서 처음에 부처님 도를 구한 이래로 정신은 형상을 받으면서 다섯 갈래(五道)를 두루 돌아 다녔나니,한 몸이 죽어 무너지면 다시 한 몸을 받는 등, 나고 죽음이 한량 없어서 마치 천하의 풀과 나무를 다 베어 산가지를 만들어 나의 옛 몸을 헤아린다 하여도 셀 수 없는 것과 같으리라. 무릇 하늘과 땅이 바뀌면서 이루어지고 무너진 것이 헤아릴수조차 없었느니라. 세간의 탐욕으로 애욕의 바다에서 길이 흐르고 빠져 있음을 마음 아파한 까닭에, 나는 혼자 그 근원을 돌이키기 위하여 스스로 힘쓰며 뛰어나오려 하였나니, 그 때문에 세상에서마다 부지런히 고행하면서도 괴로움이라 여기지 아니하고 마음을 비워 고요함을 즐기며 함이 없고 욕심이 없으며 자기 것을 덜어서 보시하고 지성으로 계율을 지키며 겸손하여 낮추고 욕을 참으며 용맹스럽게 힘써 나아가고 한 마음으로 생각을 하여 성인의 지혜를 배우고 천하를 사랑하며 가난하고 불쌍한 이를 가엾이 여기고, 근심하고 슬퍼하는 이를 크게 위로하며 중생을 길러주고 괴로워하는 사람을 구제하며 여러 부처님과 독각이며 아라한 등을 받들어 섬겼으므로 누적된 공훈이야말로 기억할 수조차 없었는데, 옛날 다팜카라 부처님(錠光佛)께서 세상에 나오시게 되었느니라. 제화위국(提和衛國)에 등성치(燈盛治)라는 성왕이 있었고, 백성들은 수명이 오래며 인자하고 효도하고 어질고 의로웠으며 땅은 기름져서 풍성하고 그 세상은 태평하였느니라. 태자가 탄생하여 이름을 디팜카라라고 지었는데, 총명하고 지혜로워서 세상에서 겨룰 이가 없었으므로 성왕은 사랑하며 생각하기를 매우 기이하게 여기다가 목숨을 마칠 적에 나라를 태자에게 맡겼더니, 태자 디팜카라는 무상함을 생각하고 나라를 전하여 아우에게 주고 즉시 출가하여 사문이 되었는데, 도가 이루어져서 명호를 부처님이라 하고 위없이 지극히 높은 이라 하고 거룩한 덕의 광명이라고 하였느니라. 밤낮 없이 비구 대중 육십이만을 거느리고 세상을 노닐고 다니면서 중생들을 교화하시다가 제화위국에 돌아와서 성바지들과 나라의 백성들을 제도 해탈시키려고 여러 대중들과 함께 본국으로 오셔서 노니셨느니라. 이 때에 나라 안의 백관과 신하들은 '부처님 대중이 와서 나라를 쳐서 빼앗으리라'고 생각하여 모두가 함께 의논하기를, '이제 군사들을 일으켜 미리 가서 항거해야 할 것이요, 나라를 주어서는 안되리라' 고 하고, 즉시 서로가 인솔하여 부처님에게 향하려 하였는데, 부처님은 여섯 가지 신통으로써 그 마음을 미리 아시고 변화로 넓고 큰 으리으리한 성을 만들어 그들의 성과 함께 대처하시면서 부처님은 나라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해탈시키려고 곧 두 개의 성을 지어 유리로 변화시켜 그 성이 환히 트이어 안팎이 서로 비치게 하시고, 다시 변화로 육십이만의 비구들을 부처님과 다름없게 나타내 보이자, 왕은 보고 두려워하며 의심이 풀리고 마음이 조복되었으므로 바로 부처님께 나아가서 공경히 머리 조아리고 스스로 뉘우치면서, '성품이 고루하고 둔해서 악한 뜻을 부처님께 품었나이다. 어리리석은 사람의 잘못이라 용서하시고, 부처님은 곧 정사로 돌아가시옵소서. 칠 일 동안에 공양을 마련하고서 지극히 높으신 이를 받들어 맞이하겠사옵니다.' 하므로, 부처님은 그의 뜻을 아시고 잠자코 곧 돌아가셨느니라. 이에 그 왕은 여러 신하들에게 묻기를 , '성왕을 받들어 맞이하는 법은 어떻게 합니까' 라고 하자, 여러 신하들은 말하기를, '전륜성왕(轉輪聖王)을 맞이하는 법은 국토를 장엄하되 두루 사십 리에 길을 편편하게 다스리고 향즙을 땅에 뿌리며 금과 은이며 값진 옥의 치로 난간과 여러 당기. 번기를 세우고 비단과 꽃. 일산을 성문과 거리에 장엄하게 꾸미고 거문고를 타고 악기를 울리며 도리천과 같이 하여 꽃을 뿌리고 등을 켜며 뭇 이름 있는 향을 사르면서 공경히 길 옆에서 모시어야 합니다.' 하므로, 칠 일 만에 이미 마치고서 왕은 여러 신하와 백관에게 칙명하여 인도하고 따르게 하면서 몸소 부처님을마중하는지라, 부처님은 백성들을 가엾이 여기어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갈 채비를 하라. 청에 응하여야겠느니라.'고 하시자, 비구들은 분부를 받들었고 부처님은 본국으로 나아가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시되, '너희들은 이렇게 공양을 마련하고 잘 꾸민 광채를 눈으로 보느냐, 옛날에 내가 옛날 부처님네를 받들어 섬기면서 공양하고 장엄한 것도 지금과 같았느니라.'고 하셨느니라. 이때에 나이 어린 범지 무구광(無垢光)은 어리면서도 총명하고 슬기로우며 뜻이 크고 포부가 넓었으므로 산과 숲에 숨어 살면서 고요함을 지키고 선정을 행하며 도서비참(圖書秘讖)에 모르는 바가 없었다. 마음속으로 공양을 드리어 스승의 은혜를 갚으려고 생각하여 하직하고 다니면서 교화하다가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느니라. 마을에는 범지가 있어서 이름이 불루타이었고, 하늘에 성대한 제사 지내기를 열두 달 동안 하면서 범지의 무리들 팔만사천 인에게 음식을 공양하다가, 그 해 마지막의 보시로서 금. 은의 값진 보배와 수레. 말. 소.양. 옷. 비단. 신. 칠보의 일산. 석장(錫杖)이며 차관 등을 그 중 가장 총명하고 지혜로운 이에게 주게 되어 있었느니라. 아직 이렛날이 끝나기 전이었는지라, 나이 어린 보살은 그 대중 가운데 들어가서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도를 논하고 이치를 설명하였더니, 그 대중들은 한량없이 기뻐 뛰놀았으며 주인 장자도 매우 크게 기뻐하여 딸 현의(賢意)를 보살에게 주었지마는 보살은 받지 않고 다만 일산과 석장. 차관. 신이며 금전과 은전 각각 일천 만을 가지고 돌아가서 옛 스승에게 올렸더니, 그 스승은 기뻐하며 같이 나누어 주었느니라. 나이 어린 보살은 다시 하직하고 떠나오자, 같이 배운 이들은 각기 한 사람이 은전 일 전씩을 주어 보냈는데, 다니다가 마침내 나라에 들어와 보았더니, 사람들이 기뻐하며 바쁘게 길을 평탄하게 가다듬고 뿌리고 쓸며 향을 사르는지라, 곧 행인에게 묻기를, '무슨 일 때문이십니까?'고 하였더니 행인이 대답하기를,'디팜카라 부처님께서 오늘 오시므로 공양을 마련하고 있습니다.'고 하므로, 나이 어린 보살은 부처님이라 함을 듣고 기뻐 뛰면서 옷과 털이 숙연하여져,'부처님은 어디서 오시며, 어떻게 공양해야 합니까?'고 하므로, 이에 보살은 곧 성으로 들어가서 공양 거리를 애써 구하며 잠깐 동안 두루 돌았지마는 끝내 얻을 수가 없었느니라. 나라 사람이 말하기를,'왕께서 꽃과 향을 금제하고 있습니다. 칠 일이 되면 혼자만 공양한답니다.'고 하므로 보살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매우 언짢았는데, 잠깐 만에 부처님은 이르시어 동자의 마음을 알아차리시고, 때에 어느 한 여인이 꽃을 병에 담아 지녔는지라 부처님은 광명을 내어 꽃병을 환히 비추시며 유리로 변화시켜 안팎에서 서로 보이게 하시자, 보살은 나아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은전이 무릇 오백이 있어 다섯 송이의 꽃을 사기를 청합니다. 디팜카라 부처님께 받들어 올려 나의 본래 소원을 구하겠습니다.
여인은 때에 게송으로 보살에게 대답하였느니라.
이 꽃의 값어치는 오륙 전인데 어찌 오백 전으로 사려고 하십니까? 지금 어떠한 소원을 구하기에 은전의 보배를 아끼지 않았습니까?
보살은 곧 대답하였느니라.
제석. 범왕. 악마왕을 구할 것도 아니요. 사천왕과 전륜성왕을 구하는 것도 아니며 소원은 내가 부처를 이루어 온갖 시방을 제도 해탈함입니다.
여인은 말하였느니라.
장하십니다.반갑습니다. 소원을 빨리 이루십시요. 원컨데 저는 다음 세상에 태어나서 언제나 당신의 아내가 되겠습니다.
보살은 곧 대답하였느니라.
여인이란 애정과 교태가 많은지라 바른 도의 뜻을 무너뜨리고 구하는 바 서원을 어지럽히며 사람의 보시 마음을 끊게 합니다.
여인은 보살에게 대답하였느니라.
저는 맹세코 다음 세상에 태어나서 아이들과 그리고 나의 몸까지 보시하여 당신을 따르겠으니 이제 부처님이 저의 뜻을 아시리다.
당신께서 나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원하는 바를 들어 주시겠다면 이 꽃을 곧 얻으실 수 있거니와 않겠다면 돈을 도로 드리리다.
바로 그때 전생을 생각하면서 그의 본래 행을 자세히 살펴보매 오백 생(五百生) 동안을 지나오면서 일찌기 보살의 아내가 되었었다. 1.변화를 나타내는 품(現變品) : (1) 끝
篇譯者 : 高 翊 晉 ( 고 익 진 ) 님. 發行人 : 일승보살회 發行處 : 일승보살회 普及處 : 광륵사 광륵선원 寫經者 : 海輪. 大鏡 : 金 泰 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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