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걸 때면
사랑하는 너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나는 늘 두렵다
너의 '부재중'이 두렵고 자동응답기가 전해줄 정감 없는 목소리가 너 같지 않아서 두렵고 낮선 누군가 우리의 이야기를 엿들을까 두렵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왠지 전화로는 내 마음을 다 이해 못할 것 같은 너에 대한 약간의 불신이 두렵고 시간이 급히 달려와서 우리의 이별을 재촉하는 듯한 서운함이 나를 슬프게 한다
먼 거리도 가까이 이어주는 고마운 선이 내게는 탁탁 끊기는 불협화음의 쓸쓸함으로 남아 떠나질 않고 있으니 나는 오늘도 네게 전화를 걸 수 없다
글 :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에서 사진 : 해륜(海輪) ; :가평 호명산 산행" 중에(2011.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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