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일기 1
아플땐 누구라도
외로운 섬이 되지
하루 종일 누워 지내면
문득 그리워지는
일상의 바쁜 걸음
무작정 부럽기만 한
이웃의 웃음소리
가벼운 위로의 말은
가벼운 수초처럼 뜰 뿐
마음 깊이 뿌리내리진 못 해도
그래도 듣고 싶어지네
남들 보기엔
별것 아닌 아픔이어도
삶보다는 죽음을
더 가까이 느껴보며
혼자 누워 있는 외딴 섬
무너지진 말아야지
아픔이 주는 쓸쓸함을
홀로 견디며 노래할 수 있을 때
나는 처음으로
삶을 껴안는 너그러움과
겸허한 사랑을 배우리
글 : "이해인 수녀님 시집" 에서
사진 : 해 륜(海 輪) ; "무의도 호룡곡산 산행"에서(201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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